[논문 및 연구자료][여성문학연구] 케이팝의 남성성과 트랜스내셔널리티의 불/가능성

FIPS 허윤

초록

케이팝이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상품으로 거듭나면서 케이팝이 재현하는 남성성역시 트랜스내셔널하게 발신되고 있다. 잘 훈련되고 통제된 마른 몸으로 대표되는 케이팝 아이돌의 몸은 세계 시장에서 퀴어한 남성성으로 독해된다. 그러나 한국의 아이돌은 퀴어한 신체에 잘 훈육된 젠더 규범이 체현되면서 완성된다. 즉 정상성과 비정상성의 혼성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케이팝 아이돌이었던 박재범의 설화 사건은 이 경계에서 충돌하는 케이팝의 좌표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했다. 이후 한국에 복귀한 박재범이 남성연대와 진정성을 특징으로 하는 힙합 아티스트가 되었다는 점은 미국에서 성장한 아시아계 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과 맞물려 이해될 수 있다. 소수인종은 헤게모니적 남성성을 과잉 수행함으로써 주체로 거듭나고, 이는 힙합의 남성성 서사와 성공적으로 결합된다. 그런데 소수자로서 박재범의 행보는 케이팝 산업과 충돌한다. BLM 운동과 같은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발언하고,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인종차별 문제를 고발한다. 이러한 방식은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는 케이팝의 규범과 충돌하면서 여러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케이팝이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하고, 일종의 ‘모델 아시안’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면, 이러한 규범성과 소수자성의 길항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 도래한 것이다.


키워드

케이팝, 남성성, 힙합, 트랜스내셔널리티, 마이너리티


출처: 허윤(2021). "케이팝의 남성성과 트랜스내셔널리티의 불/가능성,"여성문학연구, 53, 418-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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